글렌피딕이라는 브랜드명은 게일어로 ‘사슴(fiddich) 계곡(Glen)’을 의미합니다. 이 위스키는 글렌리벳, 맥켈란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3대 싱글 몰트 위스키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한국에서는 싱글 몰트 위스키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조니 워커나 발렌타인, 시바스 리갈과 같은 블렌디드 위스키 브랜드 못지않게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글렌피딕은 대중성을 갖춘 싱글 몰트 위스키로, 최근 세계적인 싱글 몰트 대유행에 큰 기여를 한 제품입니다.
이 브랜드는 전통을 고수하면서도 상당 부분의 공정을 자동화하여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글렌피딕은 싱글 몰트 위스키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셰리 오크통을 주로 사용하는 맥켈란과는 달리, 버번 캐스크 원액과 셰리 캐스크 원액을 혼합하여 화려한 오크 향이 돋보입니다.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지닌 이 위스키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격과 접근성
싱글 몰트 위스키인 만큼, 같은 숙성 연수를 가진 블렌디드 위스키보다 가격이 비쌉니다. 그러나 생산량이 많아 싱글 몰트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렌피딕은 원액 생산량이 많고, 글렌모렌지, 글렌파클라스와 함께 다른 곳에 원액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비축량이 풍부합니다. 이러한 과정 덕분에 대중화가 이루어졌고, 독립병입자 제품은 찾기 힘들지만 애호가들의 평가가 좋습니다. 특히 Distiller’s Edition은 독특한 맛으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글렌피딕은 2010년대 후반에 이어지는 싱글 몰트 붐 속에서도 품질 하락과 가격 상승률이 적은 편입니다. 한국에서도 대형마트, 주류 전문 상점, 면세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특유의 삼각형 병 또한 유명합니다.
역사
글렌피딕의 역사는 1886년 스코틀랜드의 윌리엄 그랜트가 9명의 자녀들과 함께 중고 증류기를 구입하여 더프타운에 증류소를 세운 데서 시작되었습니다. 1887년 크리스마스부터 현재의 글렌피딕 위스키를 생산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다른 위스키 업체에 납품하며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현재도 가족 기업인 William Grant & Sons Ltd로 남아 있으며, 현 회장은 창업자의 5대손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금주법 시대에 당시 마스터 디스틸러가 증류기를 추가로 구입하고 설비를 늘렸다는 일화입니다. 그는 ‘이런 법안이 20년 이상 지속되면 위스키 배럴에 불을 지르겠다’며 생산량을 오히려 높였습니다. 이 덕분에 금주법이 폐지되자 점유율을 크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블렌디드 위스키가 주류인 여행한그릇 교토에서 최초로 싱글 몰트 위스키의 포문을 연 브랜드이기도 한 글렌피딕은, 최근 인기 있는 다른 싱글 몰트 위스키들이 이 시장 개척자로서의 역할 덕분에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세계 최초, 최대, 최다 판매 싱글 몰트 위스키로 자부하고 있습니다.